안녕하세요! 두루바퀴세상~입니다. 그리워하는데도 한 번 만나고는... 일생을 못 잊으면서도 아니 만나고 살기도 한다” 수필가 피천득의 대표작 <인연> 중 한 구절이다.
지난 5월 예술의전당 일대가 서초음악문화지구로 지정 된 서울 서초구(구청장 조은희)는 고속터미널역부터 이수교차로에 이르는 1.7km 반포천변에 “피천득 산책로”를 조성, 11일 주민에게 개방했다고 밝혔다.
이 곳을 ‘피천득 산책로’로 조성한 데는 1980년부터 2007년까지 인근반포주공아파트에 살았던 피천득이 반포천 뚝방길을 즐겨 걸었다는 인연에서다.
피천득(1910~2007)은 1930년 ‘서정소곡’으로 등단한 수필가 겸 시인으로 감정
을 간결하고 서정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특징이다. 주요 작품으로는 <인연>
<창 밖은 오월인데> 등이 있다.
1.7km에 이르는 ‘피천득 산책로’는 고속터미널역 5번 출구 앞을 나서면 ‘피천득산책로’ 라는 이정표가 나타난다. 산책로 입구를 지나면 첫 눈에 들어오는 것이 높이 2.2m의 <인연>과 <이 순간>이란 대형 책 조형물이다. 간결하고 담백한 문체로 감정을 서정적으로 표현한 피천득의 대표 작품이다. 이어 피천득의 노년을 형상화한 청동좌상(사진)이 눈에 뛴다. 이 청동상에서 작가와 사진도 찍고 함께 걸터 앉아 휴식을 취할 수 있다.
산책로를 따라 걷다보면 10m 간격으로 작가의 작품세계를 이해할 수 있도록 백날애기, 너는 이제, 꽃씨와 도둑, 축복, 이순간 5개의 작품을 접하게 된다. 목재 벤치에 앉은 성인의 눈높이에 맞게 설치했다. 또 2.7m 크기의 원형 목재평상 3개를 각각 배치해 피천득의 작품세계에 대해 함께 토론하고 담소를 나눌 수 있는 커뮤니티 공간이 마련돼 있다. 가을엔 독서 토론회도 열 수 있는 공간이다.
산책로는 폭 4.8m로 널찍하며 바닥은 보행성이 뛰어나고 안전한 매트형 탄성포장재로 깔끔하게 정비하였다.
이번 산책로 조성을 위해 조형물 선정부터 자리배치 등을 피천득 유족과 제자로 구성된 ‘금아피천득선생기념회’ 와 함께 협의 추진하였다.
이러한 구의 문화산책로 조성은 지난해 10월 양재천 하류에 방치되어있던 작은 섬에 주민들이 사색을 즐길 수 있도록 ‘칸트의 산책길’을 조성한데 이어 금년
5월에는 양재역 12번 출구 앞에 피아노를 치는 모차르트 조형물이 설치된 ‘모차르트의 음악산책길’을 조성, 주민들에게 개방한 바 있다.
조은희 구청장은 “피천득이 27년간 작품영감을 얻던 이 뚝방길이 그의 작품세계를 감상할 수 있는 산책로로 탄생해 기쁘다” 며 “피천득 산책로 조성을 계기로 문화도시 서초의 곳곳에 문화 향기가 더욱 퍼져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.” 고 말했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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